정 봄 작가 초대전 '유한하다'

[작가노트]

생명을 가진 존재를 바라보고 있으면

화려함과 적막함온화함과 우울함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이 교차되며 동시에 담겨있는 것처럼 읽혀진다.

 

생명은 유한하기에 소중하고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이런 생각을 떠올릴때면

아름다운 생명에 대한 경탄과 울림은 내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박동했다아이러니하게도

강한 생명력을 가진 눈부시게 아름다운 대상은 사라져 없어지고 난 후에도 더 강렬한 잔상이나 울림으로 남는다그렇기 때문에 나는 생명이 지닌 강렬함에 더욱 이끌리게 되었다.

 

세상 속에서 유한한 것들은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한때 존재했던

그 순간을 완벽히 되살리기란 불가능하며 잔상은 기억에서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존재가 살아있을 때 가졌던 생명력과 기억 속에서 구축된 것의 경계를 구분짓기란 어렵다.

그렇지만 그 존재가 가지고 있었던 에너지가 영원히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욕심에서 가능할 뿐이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나는 갈망한다.

 

수많은 실이 엉켜 직물이 만들어지듯이생명은 수많은 층이 겹치고 교차되어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싶었다이 행위는 내가 생명으로서 살아있음에 대해 각성하게 되었던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자 결과물이 되었다.

작품을 통해 공허하게 덧없이 사라지는 존재에 대한 생각과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를

내 존재의 흔적을 캔버스에 담아낼 것이다그 강렬한 가치를 지시적 언어로서 담아내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주목하고 앞으로도 작가로서 자신만의 언어로 계속해서 축적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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